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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역사? 역사는 해석의 경쟁!
기사입력  2015/12/07 [01:42] 최종편집    운영자
2015년 11월 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가 발표되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국정화 확정고시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편향된 교과서로 역사교육을 받는 지금의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라고 이야기하며,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내세웠다. 그리고 지금의 교육부가 심의하고, 수정권고를 통해 검정을 통과한 7종의 한국사 검정교과서가 ‘좌편향’ 되어 있음을 비판하며 교학사 교과서 채택문제와 관련하여 “현행 검정교과서 제도가 실패했으며, 따라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위한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국가나 특정 정치세력이 역사지식의 생산유통과정에 개입하고 그것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작하려는 시도는 권위주의적 정부나 독재국가에서는 ‘이념의 좌우’를 불문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방침을 밝히고 있다     © 운영자
▲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방침을 밝히고 있다     ©운영자

 
 
 
 
 
 
 
 
 
 
 
 
 
 
 
 
 
 
 
 
 

 
19세기 유럽에서 근대 역사학은 민족주의의 부흥과 함께 나타났다. 타키투스의 『연대기』나 사마천의 『사기』 등과 같은 근대 이전의 역사서술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동기로 서술되었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민족주의의 각축 속에서 민족의 실체를 규명하고 국가의 영속성을 촉구하는 수단으로서의 역사서술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에 따라 근대 국민국가에서 의 역사교육은 ‘국민 만들기’가 되었고, 이러한 맥락에서 국가는 역사교육을 통제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지금의 유럽의 국가들 또한 역사서술의 통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역사교육에서 교사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존중해온 영국마저도 1991년 국가교육과정을 통해 역사교육을 표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1981년부터 대통령으로서 프랑스를 이끈 프랑수와 미테랑 역시 역사교육 강화를 대선공약으로 내걸고, 당선 이후에 대대적인 역사교육 개편작업을 통해 역사교육의 확대와 정부가 주도하는 역사 관련 기념사업과 학술행사들을 후원하였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에 기초한 국가 가운데 역사교과서 자체를 통제하고 국정화로 회귀한 사례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영국의 경우, 교과서 자체는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2,000여종의 교과서가 존재한다. 비교적 오래 전부터 국가가 역사를 관리해온 프랑스나 독일 역시 자유발행제나 느슨한 검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오랫동안 국정화를 유지하여 왔고 민주화를 통해 겨우 검정제로 전환되었지만, 그 내용을 엄격하게 통제하였고 이제는 그마저도 국정화 교과서로 돌아선 상황이다.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하나의 역사는 단순한 이상에 지나지 않음을, 역사란 검증된 사료에 기반한 해석들의 경쟁이라는 것은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이다. 또한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국민 담화에서 알 수 있듯이 지금의 정부는 교학사 교과서에 실려 있는 역사관을 ‘올바른 역사관’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 교과서가 채택되지 않았던 결과를 검정제의 실패이자 편향된 역사관에 따른 문제로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는 이념과 해석 논쟁 이전에 1,300여개에 이르는 사실적 오류들로 인한 함량 미달의 교과서였다. 시장논리에 따른 교과서의 선택 결과를 이념적 논쟁과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올바른 시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의 교육, 적어도 내가 믿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에 맞는 눈높이 교육과 창의력과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학생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키우고자 하는 교육목표와 ‘유일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주입’하고자 하는 전체주의적 한국사 교과서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자못 궁금하다. 이 모순에 따른 혼란은 학생들과 일선 현장의 교사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며, 갚아야할 부채로 남을 것이다. 훗날,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떳떳하고자 한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부채를 조금이라도 경감시키는 노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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